'윤석열 반대에 올인' 조국 vs '영끌해서 조국 반대' 한동훈

 人参与 | 시간:2024-03-28 16:26:51

'윤석열 반대에 올인' 조국 vs '영끌해서 조국 반대' 한동훈

조국 전 법무장관, 신당 창당 공식적 추진
2심서 자녀 입시비리 등 징역 2년 선고돼
유권자 선택 받으면 "비법률적 명예회복"?
'윤석열 반대' 최적의 상징이라는 게 명분
한동훈, '운동권 청산' 근거로 조국 활용
난감한 민주당, 총선까지는 연대 선 그어
지역구 당선, 정당득표 3%? 쉽지 않을듯


■ 방송 : CBS 라디오 <오뜨밀 라이브> FM 98.1 (20:05~21:00)
■ 진행 : 채선아 아나운서
■ 대담 : 김민하 평론가

◇ 채선아> 자녀 입시 비리 등의 혐의로 유죄가 인정돼서 징역 2년을 선고받은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이 판결이 나온 며칠 뒤에 새로운 당을 만들겠다고 선언했죠. 곧바로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가 된 '조국 신당'. 이번 총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우리가 생각해 봐야 할 점은 무엇인지 김민하 평론가와 정리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 김민하> 안녕하세요.

◇ 채선아> 조국 전 장관이 신당 창당을 선언했다는 뉴스가 상당히 주목받았어요.


◆ 김민하> 13일날 독자적인 신당 창당을 선언을 했고요. 조국 전 장관의 고향인 부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서 '무능한 윤석열 검찰 독재 정권의 종식을 위해서 맨 앞에서 싸우겠다'고 주장했습니다. 15일엔 창당준비위 출범식을 열었습니다.

◇ 채선아> 왜 창당을 하려는 걸까요?

◆ 김민하> 꼭 정치인이 아니더라도 사회운동을 하는 사람들이라든가 이런 사람들이 '정당을 창당하겠습니다'라고 할 때는 여러 가지 명분을 얘기하잖아요. 어떤 사람들을 대변을 하겠다든지 또 어떤 가치를 실현하겠다든지 또 어떤 정책을 실현하겠다든지 뭐 이런 얘기를 하기 마련인데, '윤석열 정권의 종식을 위해 싸우겠다' 이렇게 얘기하고 있어요.

또 그동안 조국 전 장관이 '비법률적 명예 회복을 하겠다' 이렇게 주장했거든요. 조국 전 장관이 이른바 조국 사태라는 걸 겪으면서 검찰의 수사를 받지 않았습니까? 그때 검찰 개혁을 추진하다가 검찰 개혁에 저항하는 검찰에 의해서 일종의 복수를 당하는 거라고 얘기했습니다. 법원의 시간이 오면 나름대로 억울한 사정이 밝혀질 거다, 이렇게 조국 전 장관이 여러 차례 얘기했죠.


◆ 김민하> 그런데 실제로 재판을 진행을 해보니까, 사모펀드 의혹 이런 것들에 대해서 조국 전 장관 본인은 무죄를 받았습니다. 근데 최근에 2심에서 자녀 입시 비리와 청와대 감찰 무마 사건 관련해서는 유죄가 인정돼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추징금 600만 원 등을 선고받은 상황이거든요. 법률적인 부분에서 타격이 상당한 거고요. 2심까지 유죄가 나왔다는 거는 대법원에 가서도 확정판결이 날 가능성이 상당히 크다고 볼 수가 있습니다.

또 2심 재판부가 '죄질이 불량하다'고 판결을 하면서 '범죄 사실에 대한 인정이 전제되지 않은 사과 또는 유감 표명도 양형 기준상의 진지한 반성이라고 평가하기 어렵다' 이렇게 표현을 했습니다. 이런 부분을 볼 때 법률적인 부분에서 명예회복이 됐다고 보기가 어려운 거죠.

◇ 채선아> 법률적으로 명예 회복이 어려우니 비법률적으로 명예 회복을 하겠다고 주장한 거군요.

◆ 김민하> 그렇죠. 조국 전 장관 입장에서 그동안 검찰 수사가 부당하다고 얘기해 왔는데 이제 100% 그렇다고 얘기하기가 어려워진 상황이니, 이 상황을 유권자들의 판단에 한번 맡겨보겠다는 거죠. 유권자들이 재판 결과에도 불구하고 표를 줘서 국회의원을 만들어준다든지, 또는 신당에 많은 표를 몰아주게 되면 그래도 국민이 지지해 준 거고 용서를 해준 거니까 명예 회복이 되는 거 아니겠나, 이런 생각을 가지고 신당 창당을 하는 거 아닐지 하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겁니다.


◇ 채선아> 정치적으로라도 명예 회복을 해보겠다는 것 같은데 창당을 한다는 건 기성 정치권에서 공천을 받기는 어려웠단 뜻일까요?

◆ 김민하> 지금 기성정당에 가서 공천받기는 사실 어렵죠. 조국 전 장관이 그동안 정치적으로 뜨거운 감자가 돼 왔잖아요. 그러다 보니 민주당 내에서 정치를 하기 어려운 맥락이 있었을 겁니다. 그래서 스스로 당을 창당해서라도 앞서 말씀드린 목표를 달성하는 게 필요하다, 이렇게 봤을 겁니다.

◇ 채선아> 2심에서 유죄가 나온 건데, 그런데도 창당하는 게 가능한 건가요?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건지도 궁금해요.

◆ 김민하> 대법원에 상고했기 때문에 일단은 형이 확정이 안 됐다는 점을 말씀드리고요. 형이 확정된다고 하더라도 법적으로 유죄가 확정된 사람도 창당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없어요. 다만 만약에 출마해서 국회의원이 된 상황에서 형이 확정됐다고 하면, 형이 어떻게 나오느냐에 따라서 의원직을 상실할 가능성은 있겠죠.

가령 일반 형사사건에서 금고형 이상을 받았다든지, 정치자금법 위반이라든지, 이런 죄목을 통해서 100만 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았을 경우에는 의원직을 잃게 돼 있습니다. 그러면 2심의 징역 2년 형이 확정될 경우에는 조국 전 장관이 국회의원이 되더라도 직을 잃을 수가 있는 거거든요. 이런 것들이 앞으로 예고됨에도 불구하고 창당하고 출마를 해서 국회의원으로 도전할 것이냐, 여기에 대해 긍정적인 평가가 나오기 어려운 거죠.

14일 신문에 조국 전 장관이 신당 창당을 선언한 것에 대한 평가들이 쭉 실렸습니다. 단 하나의 사설도 긍정적인 평가를 하지 않았어요. 보수 신문은 말할 것도 없고 논조가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라고 하는 신문들도 그랬습니다.


◆ 김민하> 가령 14일 한겨레 사설을 보면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조국 전 장관 항소심에서 징역 2년 실형을 선고를 받았는데 2심까지 유죄 선고를 받은 상황에서 총선에 뛰어드는 것은 사법부의 최종 판단을 거부하는 것으로 비춰질 수 있고, 설령 총선에서 이기더라도 그것이 사법적 판단을 무효화하거나 조국 전 장관에게 정당성을 부여하는 게 아니다' 이렇게 지적을 하고 있고요.

경향신문도 '1·2심의 유죄 판정이 결코 가볍지 않고 총선이 한 개인의 명예회복의 무대가 되기에는 소모적 공방 또한 크고 길 것이다. 억울함으로 치부하기에는 증거가 명백하고 고위공직자의 지위를 이용한 위법 행위에 대한 반성도 없다고 판결한 것이다. 자신을 옹호하는 팬덤 정치를 기반으로 정당을 만들어서 도덕적 판결을 받겠다는 조 전 장관 선택은 어느 모로 봐도 섣부르고 바람직하지 않다' 이렇게 쓰고 있거든요.

◇ 채선아> 여론이 안 좋네요. 그래도 어쨌든 지지층이 존재하기 때문에 창당까지 할 수 있는 거 아닌가, 라는 생각은 들거든요.

◆ 김민하> 지금 민주당 지지층도 이 문제에 대해서는 불편해하는 기류들이 있는데요. 가령 민주당에서 비례연합정당을 위성 정당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데 조국 신당이 비례연합정당에 참여할 수가 있는 건지에 대해서 민주당이 바로 입장을 냈습니다. 입장을 낸 게 '참여 대상이 아니다' 이렇게 일단 정리를 했거든요. 그만큼 민주당에서는 조국 전 장관의 신당 창당이 악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 김민하> 그런데도 불구하고 조국 전 장관이 신당을 만드는 것에 대해서 여전히 지지하는 흐름이 있습니다. 그 분들에게는 조국 전 장관이 한 행위나 조국 전 장관의 생각이 판단 기준은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니까 정치를 우리 사회가 나아가야 할 지향을 기준으로 보지 않고 특정 세력을 반대하기 위한 방식으로 보는 겁니다.

조국 전 장관이 지금 강하게 '윤석열 정권을 반대하는 데 쓰임새가 있다'고 얘기하고 있잖아요. '윤석열 정권의 근본적인 성격은 검찰 독재 정권'이고, 조국 전 장관이라고 하는 상징은 '검찰 개혁을 하려다가 검찰에 의해서 반격을 당해서 피해를 본 당사자'이기 때문에 검찰 독재 정권을 공격하기에 적합한 당사자라는 것을 내세우고 있거든요. 즉 윤석열 정권을 반대하기에 최적의 상징이다, 이걸 호소하는 겁니다. 그래서 사실 핵심은 조국 전 장관이 아니고 윤석열 정권을 반대하는 데 있는 거라고 볼 수 있는 겁니다.

결국 조국 전 장관을 지지하는 강성 지지층은 윤석열 반대로 상징되는 조국 전 장관을 감싸고 지지하는 방식으로 가는 거고, 반대로 윤석열 정권과 국민의힘은 조국 전 장관의 행태를 비난하면서 조국 전 장관을 겨냥해 '이것이 문제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정당하다'고 프레임을 짜고 있는 거죠.


◇ 채선아> 서로 그러네요.

◆ 김민하> 그래서 정치 현장에서도 언론에서도 조국 전 장관 얘기를 하면 할수록 이런 형태의 정치, 즉 서로가 서로를 반대하면서 자신을 정당화하는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게 되는 셈이죠.

◇ 채선아> 이게 실제 총선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조국 전 장관이 창당을 선언하자마자 정치권에서 반응도 많이 나오고 있고, 법무부 장관 출신인 국민의힘 한동훈 비대위원장도 바로 반응을 냈더라고요.

◆ 김민하> 13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결정하고 민주당이 100% 찬성한 준연동형 제도하에서는 조국 전 장관이 국회의원 배지를 달 수 있다', '조국 전 장관은 우리(국민의힘)가 주장하는 병립형 제도에서는 국회의원 배지를 달 수가 없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즉 민주당이 도입한 제도 덕분에 조국 전 장관이 신당 창당도 할 수 있고 국회의원도 될 수 있는 거다. '조국=민주당·이재명' 이런 프레임을 걸어서 주장하는 거죠. 조국 전 장관에 대한 비난을 민주당에 대한 반대로 연결시키면서 '민주당과 조국 전 장관이 부당하기 때문에 우리가 정당한 거야. 병립형을 주장하는 우리의 주장도 그래서 옳은 거야'라고 주장하고 있는 겁니다.


◇ 채선아> 준연동형 비례제 때문에 조국 전 장관이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게 맞나요?

◆ 김민하> 경향신문이 팩트 체크를 했어요. 연동형 비례제라고 해서 신당 창당이 불가능하지 않습니다. 창당준비위원회를 만들고 최소 5개 이상 시·도당에서 1000명 이상의 당원을 모아서 등록하면 신당이 창당된다는 요건은 연동형 비례제하고는 관련이 없습니다. 그리고 정당 투표에서 3% 이상을 득표하면 비례대표 1석을 배분받는다는 조건은 병립형 비례제에도 있는 기준입니다.

◇ 채선아> 선거제하고는 상관이 없네요?

◆ 김민하> 조국 신당은 선거제하고는 관련이 없어요. 국민의힘은 민주당을 반대하기 위해서 모든 것을 영끌하는 겁니다. 전형적으로 상대를 반대하면서 나를 정당화하는 논리인 거죠.

◇ 채선아> 금방 팩트 체크를 하면 들통이 날 건데도 불구하고 한 위원장이 이런 얘기를 한 것은 그게 국민의힘에게 더 유리할 것이라고 봤나 봐요.


◆ 김민하> 한동훈 비대위원장이 지금 하고 싶은 얘기가 '운동권 특권 정치를 청산하자'는 건데요. 이 주장에 딱 맞는 캐릭터가 조국 전 장관이라고 생각하는 거예요. '조국 전 장관이 과거 운동권 출신 인사고 이후에 이른바 조국 사태를 통해서 특권과 기득권에 젖어버린 사람이니까 그것을 반대하고 청산하는 게 국민의힘이 할 일이다, 즉 국민의힘은 운동권 특권 정치를 청산하는 사람들이고 민주당은 운동권 특권 정치'라고 얘기하는 거죠. 더불어민주당 입장에서는 조국 전 장관이 나오는 게 악재라고 생각하고 있는 와중에 상당히 곤란해진 상황입니다.

◇ 채선아> 그래도 민주당 내부에서는 지지하는 입장도 나오지 않나요?

◆ 김민하> 대표적으로 정청래 의원은 SNS에 '현실 정치 참여 선언의 결단과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 어떤 모양으로 같이 할지는 모르겠으나 정권 심판의 큰 바다에서 함께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한다. 따로 또 같이'라고 썼거든요. 여기서 주목해야 될 게 '지금 당장 만나자'고 안 한다는 겁니다. '큰 바다'에서 만나자고 하고요. 또 같이 하자고 안 합니다. '따로 또 같이' 하자고 얘기합니다. 일단 총선 전에는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거죠.

◇ 채선아> 선을 그어버리네요.


◆ 김민하> 이러다 보니까 지난 총선에서 열린민주당 사례처럼 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을 하는 거예요. 지난 총선에서 열린민주당이 더불어민주당하고는 다른 길을 가지 않았습니까? 비례정당에 있어서도 그 당시에 위성정당이었던 더불어시민당하고 다른 길을 갔습니다. 당시에 민주당 지지하는 사람은 정당 투표에서 더불어시민당을 지지해 달라고 라고 하면서 열린민주당을 지지하지 말라고 했거든요.

그런데 시간이 지나 어떻게 됐냐면 '열린민주당도 결국 우리 식구니까 합당합시다', 선거 끝나고 한참 지나서 그렇게 정리했거든요. 그러니까 조국 신당도 일단 총선 지나고 나면 하나가 되지 않겠냐고 보는 시각도 일부 있기는 합니다.

◇ 채선아> 따로 갔다가 나중에 같이 간다는 시나리오가 실제 가능한 건가요?

◆ 김민하> 일단 조국 신당에서 한 명이라도 의원이 배출돼야 합당하든 말든 할 거 아닙니까? 의원이 배출이 안 되면 냉혹한 여의도 정치에서는 실체가 있는 세력으로 보지 않을 거거든요. 그러면 정당 득표에서 3%를 넘기거나 지역구에서 누가 당선이 되어야 하는데요. 예를 들어 조국 전 장관이 어디 지역구에 나간다고 하면 그 지역구에는 반드시 민주당 후보가 있겠죠. 3자 구도가 될 텐데 민주당 후보한테는 불리한 영향이 있겠죠. 표가 갈릴 테니까요. 그러면 정당 득표에서 3% 넘길 것이냐? 제가 볼 때는 아무리 강성 지지층이 있다고 해도 이번 국면에서는 쉽지 않을 거다. 그래서 가능성이 크지는 않을 거라고 일단은 보고 있는데 앞으로 지켜봐야겠습니다.

◇ 채선아> 오늘 여기까지 조국 신당이 총선에 미칠 영향에 대해 짚어봤습니다. 김민하 평론가와 함께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민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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